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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다이어트

살만 빼면 죽어도 좋아? S라인 권하는 사회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시대를 막론하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구는 변함이 없다. 특히 요즘에는 인간의 '몸'이 다시 상한가를 달리면서 제2의 르네상스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중세시대까지만 해도 불완전하고 죄악적인 것으로 간주됐던 인간의 몸이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나체화와 조각이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현대인에게 '몸'은 경쟁력이자, 소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가장 뛰어난 시각적 상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한국사회에서 몸에 대한 숭배는 기형적으로 변질돼 '다이어트 광풍'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곧 자신의 상품가치성을 뜻하게 되고 사회성으로까지 번진다.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이 곧 자신의 삶의 터전과 맞먹는 능력으로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시각적인 잣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개인적인 건강의 관심도와 비만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에 따라 아름다움이나 건강의 척도가 변화되지만 사회적인 인식과 현상 때문에 자신의 개인적인 시각의 차이에도 변화가 온다. 때문에 여기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곧 뒤처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개인의 가치판단이 사회에 의해서 조정당하고 거기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사회.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느낄 수밖에 없는 좌절감은 곧 자신을 혹독하게 훈련하는 조련사로 만들어 버린다.

◇ 사회적인 잣대가 마른비만 양산50년대에는 마를린 먼로와 같은 풍만한 몸매가 대표적인 미의 기준이었지만 60년대 히피운동의 자유스러움을 거쳐 70년대 경제부흥기로 들어서면서 '날씬함'이 미의 기준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의 기준이 날씬함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뚱뚱함은 게으름과 가난의 상징이 돼 버린 것. 게다가 다이어트가 하나의 상품성으로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더 빨리, 더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 아름다운 기준안에 들기 위한 혹독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앞다퉈 시중에는 각종 다이어트 요법과 약, 시술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한다. 게다가 하나의 다이어트 방법이 유행을 하기 시작하면 우르르 따라하게 되고 '무조건 살만 빼면 된다'라는 목표만을 설정하고 다이어트에 덤벼들게 된다.

병원에 찾아오는 비만 환자들의 경우에도 고도비만과 마른비만 환자들에는 뚜려한 차이가 있다. 대체로 고도비만 환자들은 본인의 의지로 병원에 오기보다 주위의 걱정에 의해서 주변사람이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또는 병원에서 건강체크시 콜레스테롤이 높다거나 고지혈증이 높아 문제의식을 느껴 본인이 살을 빼려고 마음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느 한곳만 살이 쪘다거나 날씬한데도 병원을 찾는 경우는 자신의 체형에 불만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살이 찌면 다 약을 먹거나 똑같은 다이어트 방법을 쓰곤 하는데 비만과 체형관리는 엄연히 다르다.

게다가 마른비만 환자의 경우 특히 다이어트에 빠지기 쉬워 자칫하면 자신의 몸을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체질로 바꿔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내재돼 있다.

이화여대 비만클리닉 신경원 교수는 "다이어트 자체를 무리하게 하면 근육이 빠지게 되고 갑자기 살을 빼게 됨으로써 식욕증가물질이 오히려 증가한다"며 "요요증상이 빨리오고 기초대사량이 증가해서 같은 양을 먹어도 찌는 체질로 변화되는 원인이 된다"고 주의한다.

예를 들면 60kg에서 52kg까지 살을 뺐는데 다시 찌면 64kg으로 찌게 되고 이런 현상들이 반복해서 일어나 평생 다이어트를 하는데도 살이 계속 찌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위축이 되고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으니까 스트레스도 증가하게 돼 우울증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게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약을 함부로 쓸 경우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병원에서는 사람에 따라서 약을 끊고 먹는 기간을 조절해 주지만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 무리한 약을 섭취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대부분 살을 빼는 약은 우울증약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이상하게 좋아지고 행복감을 느끼게 되거나 각성작용이 심해져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불면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약을 끊게 되면 약의 성분이 사라져 다시 우울증이 생기게 돼 약 중독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

또한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약들은 우울증과 짜증을 함께 동반하며 나타나는데 약을 끊으면 각성이 저하되면서 요요현상으로 체중까지 증가해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우울증이 겹쳐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식욕이 없어지고 입맛도 없어져 살을 빼야만 만족감을 느끼는 다이어트 중독현상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 이쯤 되면 정신병으로 인한 입원치료를 요하게 된다.

◇ '삐죽삐죽' 튀어나온 뱃살, 잦은 다이어트 부작용하지만 문제는 무리한 욕심으로 인해 한달에 5kg이상의 다이어트 계획을 세웠을 경우 제지방량은 그대로 있고 근육이 손상돼 수분이 빠지는 경우가 대체로 많다는데 있다.

그러면 체형이 예쁘게 빠지지도 않고 기운도 없어지며 몇 달 후 먹는 양을 조금이라도 늘릴 경우 요요현상이 생기게 돼 다이어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무게를 1년 이상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적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6개월~1년이 지나면 살을 빼기 전으로 돌아오거나 더 체중이 증가하기 때문.

신체는 보상심리가 있기 때문에 먹던양을 긴급히 줄이면 몸이 원해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머릿속은 항상 기존에 먹던 양만을 생각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기 때문에 억지로 먹고싶은 욕구를 꽉 짓누르거나 약을 먹어서라도 양을 조절하려 애쓴다. 이렇게 해서 살을 뺄 경우 예전의 먹던양으로 돌아가게 되면 몸은 위기감을 느껴 대부분 지방으로 축적을 하게 된다.

즉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해 식량을 비축해 두는 이치와 같다.

이렇게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고 얼마지나지 않아 살이 찌고 또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현상을 계속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몸무게는 같을지라도 지방이 군데군데 붙어서 체지방량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살이 삐죽삐죽 나오는 원인이 되는 것.

이런 요요현상을 자주 겪게 되면 살을 빼기가 더 힘들어지게 된다. 사람마다 유독 살이 잘 붙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올바르지 못한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특정 부위에 지방이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훗날에는 잘 살이 빠지지 않는 체형으로 변하게 된다.

게다가 체지방분석은 일반 가정에서는 쉽게 할 수 없으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몸무게와 보이는 것만을 보고 체크하게 돼 그 위험성에 대해 감지를 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지방흡입을 해서 특정부위의 보기싫은 부위를 일정부분 제거해야 할 수 밖에 없다. 특정부위에 쌓이 지방은 운동을 하고 약을 먹어도 살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연 과장은 "병원에서 비만치료를 할 때는 기간을 따로 정해놓고 치료하지 않는 이유도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며 "사람의 지방세포안에는 수용세라고 하는 반응을 받아들이는 주머니가 있어 지방을 축적하려는 부위가 개인마다 달라 무조건적인 다이어트는 금물이다"고 설명한다.

◇ 서비스산업 발전도 외모지상주의 한 몫이런 다이어트 열풍의 원인은 내면보다는 외면에 의해 평가되고 그 사람의 상품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인데 왠지 외모가 잘난 사람이 호감도도 높고 일도 더 잘할 것 같은 외모지상주의가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중매체의 발달로 자신의 주변인만 보는것이 아니라 TV안의 제일 잘난 사람들을 항시 접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모방심리가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모방심리 속에서도 다이어트에 있어 남성이 바라보는 신체적 이미지와 여성들이 바라보는 신체적 이미지가 다르게 나타난다.

남성들의 경우는 BMI(체질량지수)가 정상체중범위일때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패션산업의 발달로 인해 미의 기준을 패션모델로 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모델들은 너무 마른것 보다는 체중이 정상범위에 가까운 경우가 많기 때문.

그러나 여성들은 정상체중의 80~90%의 범위에서 미의 기준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몸무게가 이상적이라고 느껴 다이어트 광풍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여성들은 정상체중보다 85% 미만에 있는데도 자신은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며 "본인에 대해 이미지왜곡을 가져와 이뇨제, 설사제를 복용해서라도 체중을 줄이려는 현상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특히 여성들은 체중이 85%미만으로 유지하게 되면 생리가 나오지 않게 되는 경험을 하곤 하는데 성호르몬은 지방조직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살찌는 것에 대해 극도의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조금만 먹으면 토하게 되는 거식증으로까지 증세가 악화된다. 박 교수는 "3개월 이상 생리가 없으면서 정상체중보다 85%미만이고 살찌는 걸 두려워하면 거식증이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지방세포는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생활습관이 비만관리를 좌우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살이 찌는 것은 아니며 자기 원인에 의해 살이 찌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즉 탄수화물 과다나 야식, 폭식,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다. 특히 야행성인 사람들은 밤에 잠을 안자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메틴이 분비가 안되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습관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것이 우선되야 한다고 많은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김범규 기자 bgk1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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