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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ㆍ행운 따르는 그림이 있다는데…

돈ㆍ행운 따르는 그림이 있다는데…
손응성 '석류'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달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 들러 재불 화가 전명자씨의 작품 '오로라를 넘어서'를 구입했다.

전씨 부부는 오로라와 장미꽃이 그려진 이 작품을 가족의 화목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며 매입해 연희동 자택 거실에 걸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

신비로운 빛의 현상인 오로라는 행운과 환희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돈과 행운이 들어오는 그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집안 거실이나 사무실에 특정한 소재의 그림을 걸어 두면 행운이 들어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모란 장미 호박 석류 복숭아 모과 말 잉어 등이 '행운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로 꼽힌다.

극사실주의 작가 고영훈씨는 최근 모란과 호박꽃을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모란이 부귀화(富貴花)라고도 불리는 속설 때문에 그의 모란 작품은 지난 4월 열린 개인전에서 가장 먼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화가 김근중씨도 작품 소재가 대부분 모란꽃이다.

모란을 붉은 색으로 그린 김씨 작품은 지난달 한국 국제아트페어에서 10여점이 팔리는 등 주목을 받았다.

임직순 구자승 김재학 구자동씨 등은 대표적인 구상 작가로 화목과 돈을 상징하는 장미꽃을 즐겨 그린다.

특히 김재학씨의 장미꽃 정물 작품은 최근 없어서 못 팔 정도.

지난 3월 열린 개인전에선 출품작 35점이 매진됐고 그 이후에도 주문이 몰리고 있다.

석류와 모과 그림은 신혼 부부들에게 행운과 다산(多産)을 가져다 준다는 속설 때문에 결혼 선물로 인기다.

석류 그림은 극사실주의 작가 손응성씨가 많이 그리며 오재전 이성주 송영명 정우범 박유미씨 등의 작품에도 석류와 모과가 등장한다.

홍지연 서은애 서희화 김현주 홍주희 등 30대 작가들은 주술적인 의미를 담은 소재를 작품에 활용하고 있다.

서희화씨는 싸구려 플라스틱이나 철,비닐 등 문명의 부산물인 오브제들을 조합해 수복(壽福)을 기원하는 부적이나 화조도(花鳥圖)를 만들어 내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 민화의 부분들을 확대,변형해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홍주희씨 작품은 지난달 개인전 출품작 50%가 팔렸다.

조용진 서울교대 교수는 "요즘에도 특정 소재의 그림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컬렉터들이 있는 것은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추상적인 이치보다는 시각적인 현상을 중시하는 사고가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